'인력난' 빠진 美 학교 결국…급식·청소에 학생들 투입

입력 2022-08-29 20:12   수정 2022-08-29 20:13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여파로 인력난에 시달리고 있는 미국의 일부 학교들이 학생들의 노동력으로 빈자리를 채우고 있다.

27일(현지시간) 미 NBC방송은 일부 미국 학교들이 코로나19 확산으로 심각한 인력난에 처하자 급식이나 청소 등 비 교육 분야에 자교 학생들을 투입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 2년간 미국에서만 교사 60만 명이 학교를 그만뒀고, 일부 주에서는 대체 교사 확보를 위해 주 방위군과 공무원을 대체 교사로 투입하기도 했다. 문제는 비교사직에서도 인력이 부족해지자 학생을 투입했다는 점이다.

미국 교육부 산하 연구기관인 교육과학연구소의 6월 통계에 따르면 신학년 기준 학교 관리직의 3분의 1이 공석 상태다. 미국 학교의 약 19%는 주방 직원이 결원 상태고 29%는 차량 운송 직원이 부족하다.

이와 관련 일부 학교들이 학생을 주방 급식 보조나 교내 청소 등 관리직으로 고용해 부족한 인력을 메우고 있는 것이다.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캠던시 캠던고등학교에 다니는 서나이아 보이킨(17)은 동급생들이 학교 수업을 듣는 동안 시급 12.50달러(약 1만7000원)를 받고 학교 주방에서 다음날 급식을 준비하거나 바닥을 청소한다.

그는 정오부터 오후 3시30분까지 다른 몇몇 학생들과 함께 일하는데, 이 중에는 보이킨처럼 유급으로 일하는 학생도 있고 주(州)에서 요구하는 졸업 요건인 직업훈련 시간을 채우기 위해 무급으로 일하는 학생도 있다.

보이킨은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요리 학교에 진학할 계획"이라면서 "나중에 식당을 차릴 때 학교에서의 경험이 요식업의 속사정을 배울 기회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모든 학생이 보이킨처럼 희망 진로에 들어맞는 일자리를 구하는 것은 아니다. 일부 학생들은 단순히 용돈을 벌 목적으로 학교 잔디를 깎거나 교실 청소를 하는 등 자신의 진로와 전혀 관계없는 단순노동에 투입되기도 한다.

학생들이 경력 개발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 허드렛일을 하게 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비영리단체 공교육네트워크의 캐롤 버리스는 "이는 신성한 학교 교육 시간을 방해한다"면서 "학교가 학생들에게 추후 경력으로 이어질 수 없는 저임금 노동을 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학교가 학생들에게 단순히 임금만 지급하는 일을 제공해서는 안 되고 추후 경력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직업 연계 훈련을 병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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